안녕하세요! 치악입니다.
여성이 정치에서 원내 진출을 원한다면 미디어에서는 역시 대형 플랫폼 입성을 원한다고 볼 수 있겠죠.
'베도'에서 연재되는 웹툰이 꼭 정식 연재가 될 수 있길 바라본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주류 정치, 주류 플랫폼에 입문해도 지지와 응원이 없다면 활동을 이어나가기 힘들 텐데요.
그래서 이번엔 B급이라기엔 메이저하지만 주류라기엔 마이너한, 응원하고 싶어지는 정식 연재작 웹툰들을 모아봤습니다!

1. 네이버 - 결백한 사람은 없다 / 서각
주인공 이서희는 거짓말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순경입니다. 그에게는 정화 아주머니라는, 어머니와 같은 이웃이 있습니다. 아주머니에게는 아들인 준후가 있었지만 어린 시절 실종되었죠.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흘러, 서희와 정화의 앞에 자신이 준후라 주장하는 남자가 등장하고, 거짓말을 볼 수 있는 서희는 그가 가짜라는 것을 눈치채게 되는데…
이 웹툰은 꼭 영상화 되어 배우들의 연기로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 만큼 섬세한 심리 묘사가 탁월한 스릴러인데요, 거짓말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이야기 안에서 편리한 도구로 이용하기 보다는 주인공의 심리와 갈등을 보여주는 매개체로 활용하는 점이 좋았습니다.
작가인 서각님은 여성주연 비로맨스 앤솔로지 <여명기> 참여 작가이기도 한데요, 서각님의 다른 작품이 궁금하시다면 함께 찾아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2. 카카오페이지 - 시히트왕국정복기 / 글 이태산, 그림 수성
패전국의 하층민, 미아 시히트는 어느날 조국을 정복한 아시르하트 왕국의 공주, 리벨을 만나 공주 대리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게 됩니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남을 먼저 도우려 하는 올곧고 바른 심성의 소유자 미아. 로판의 탈을 쓴 소년만화처럼 느껴질 정도로 부조리에 맞서 정론을 말하는 미아와 거기에 영향을 받는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재미있었습니다.(로맨스 요소는 거의 없어요!) 미아가 선하기만 한 성격은 아니라 도박을 걸기도 하고 남의 의중을 날카롭게 파악하기도 해서 더 매력적이었어요.
미아는 갑자기 주어진 공주대리라는 권력과 그에 따르는 위험에 어떻게 대처할까요? 그리고 처음 만난 미아에게 덜컥 공주 대리 자리를 맡기고 길을 떠난 리벨의 진짜 생각은 무엇일까요?
궁금하시다면 지금 카카오페이지로.

3. 봄툰 - 종막 / 연산
종막은 연극을 소재로 하는 5화 짜리 단편 웹툰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극단에서 플로라와 함께 자란 주인공은 무대 위에서 주연인 플로라가 돋보이게 하기 위해 크레딧에서 이름이 지워지는 것은 물론 여러가지 차별을 받으며 자라왔습니다. 플로라의 빛나는 연기를 사랑하지만 동시에 그 재능과 인기를 시기하고 증오하게 된 주인공은 지친 나머지 모든 것의 막을 내리려 합니다. 바로 그 때 후원자의 아들이 갑자기 등장해 무대 위의 자리를 빼앗으려 하는데… 주인공과 플로라는 무사히 이 무대의 막을 내릴 수 있을까요?
연극의 내용과 겹쳐지는 인물들의 운명에 대한 연출이 소름돋도록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이 두 사람이 과연 어떤 결말을 맞게 될 지 직접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금 색다른 시도를 해 본 비급리스트, 어떠셨나요?
그럼 다음 시간에 만나요!
비하인드
비급리스트를 연재하고 있던 뉴스레터 멤버 분들과 여성의 정치 진출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했는데 많이 나왔던 내용이 여성 정치는 언제까지 제3지대에 있어야 하는가, 주류 정치가 될 수는 없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걸 위해서는 여성들을 연결시키고 정치적 역량을 키우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역할을 하기 위해 모인 것이 이 팀이었다.
비급리스트는 정치 이야기를 다루는 레터의 분위기를 중화시키는 당의정... 설탕과자... 말랑콩떡...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으므로 레터가 없어진 지금 어떻게 할지가 조금 고민이었는데, 나를 스카웃 하셨던 분이 미디어도 정말 중요하다, 미디어에서도 여성 창작자와 여성 비평가가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주셔서 비급리스트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그래서 이번 편은 여성과 거대 양당으로 대표되는 주류 정치와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김에 '마이너한 작품을 소개해보자'는 취지를 확장해서 대형 플랫폼에 입성한 작품들의 독자를 확대하자는 생각으로 정식 연재작을 소개해보기로 하였다.
<결백한 사람은 없다>는 내 픽이었는데, 작성 당시 마침 오랜 휴재기간을 깨고 연재가 재개되기도 하였고(그리고 최근에 완결이 났다!), 작가인 서각님이 펀딩 중인 <여명기2>에 참여하시기도 하셔서 타이밍이 좋았다.
<시히트왕국정복기>와 <종막>은 지인 분들의 추천이었는데, <시히트왕국정복기>의 경우 마침 유료분으로는 외전까지 완결이 되었고 무료분도 완결 임박인 시점이었다. 어쩜 시기도 다 이렇게 적절한지.
<종막>은 추천을 받고 생각해보니 나도 보려고 할인 기간에 전편 구매해놨던 작품이라 이 작품 역시 딱 맞아떨어지는 우연에 즐거워하면서 읽고 썼다. 일단 나는 무대라는 소재에 환장을 하고 무대 위의 삶과 무대 밖의 삶을 비교하는 순간 기절을 하기 때문에 너무 즐겁게 읽었는데 작품 전체에 흐르는 비장미와 처절함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분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사심으로 넣었음.
플랫폼도 네이버, 카카페, 봄툰으로 규모가 큰 곳으로 고루 분산되어서 좋았다.
그밖에 네이버 연재작 <보물과 괴물의 도시>도 추천을 받았는데
아파트 붕괴 사고로 언니를 잃고 동시에 언니로부터 괴물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이어받은 권도영. 괴물의 정체는 사람에게 들러붙어 자신이 존재했었던 공간을 구현할 수 있는 잊혀진 존재 ‘유물’. 도영은 하교길에 우연히 유물들의 일에 휘말리게 되고, 언니가 왜 이런 능력을 맡기고 간 것인지 알아내기 위해 행동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판타지 액션 웹툰인줄 알았는데 주인공이 지능캐였네 공간이라는 특성에 맞게 유물의 구조를 파악하고 파훼하는 두뇌싸움이 주가 되는 건가??
아님 유물이 들러붙은 인간의 상처와 슬픔??
어린애 유물이 많이 발굴되는 이유는??
여기까지 쓴 후에 결국 충분히 읽고 다시 소개글을 쓰기로 했다.
그래서 정식 연재작 소개는 일회성으로 끝내려던 기획이었지만 한 회를 더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일단 라인업으로 보물과 괴물의 도시는 확정이고, 네이버 시리즈의 <온어리시>도 고려하고 있다. 다음(이제는 카카오웹툰이지만...)에도 좋은 웹툰이 많이 있는데 여기서도 하나쯤 더 추천하고 싶다.
다음 주에 새로운 비급리스트로 돌아오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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